
루리의 보석은 악세사리를 좋아하던 학생이 보석에 관심을 가지면서 탐사와 연구를 즐기게 되는 대학원생 납치 이야기입니다.
모험과 탐구를 잔뜩
어릴 때 동네 뒷산에서 나뭇가지 주워다가 지팡이로 쓰고, 돌멩이도 부숴보고, 땅도 파 보고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순수한 호기심과 탐구심으로 즐겼던 그 시절 놀이를 조금 더 성장한 방식으로 즐기게 됩니다.
작품의 묘사를 통해서는 작가의 진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웃도어 활동에서 느낄 수 있는 소소하고 체험적인 매력을 잘 전달해주거든요. 나기가 메고 다니는 종, 서로 다른 복장에서부터 드러나는 각자 다른 즐기는 방식의 매력, 장비 사모으는 즐거움, 수첩에 적어가며 관찰하는 감성, 맨발로 밟는 돌, 이런 거요. 직접 몸으로 느꼈구나 하는 표현이 와닿습니다.
은은하면서 시적인 표현
본능적이고 분석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표현은 문학적입니다. 극보다는 시에 더 가깝고요. 돌(제목은 보석이지만 작품이 진행될수록 돌을 다루게 됩니다.)에 대한 성취는 상당히 극적이고 웅장하게, 너무 과하게 느껴질 때도 있을 정도로 강조됩니다. 하지만 그 외의 거의 모든, 주인공의 성장, 사람 간의 감정, 복선 같은 부분들은 은은하고 부드럽게 다뤄집니다.
좋다 나쁘다로 절대적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작가가 잘하는 표현법만을 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의도를 가지고 주제별로 다른 표현 방법을 선택하는 점은 작품을 입체적으로 만들어 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이 은은한 것이 허술하지도 않습니다. 정교합니다. 예를 들어 세토와 친구가 되는 에피소드에서 세토의 돌 수집과 루리와 친구가 되는 것을 연결시켜 표현합니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강한 원동력
작품에서 주인공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보편적인 방식은 악당을 만들고 장애물을 설치하는 것입니다. 선과 악을 정하고, 주인공이 악을 헤쳐나가게 됩니다. 하지만 루리의 보석에서 악은 없습니다. 장애물은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기만 합니다. 그럼에도 이야기가 늘어지지 않고 생기가 넘칩니다. 목적을 잃지 않아요. 실제로 작품에서 목적을 잃는 것을 다루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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